햄릿 줄거리 쉽게 이해하는 방법

햄릿을 처음 읽었을 때는 왕자가 왜 바로 복수하지 않는지 답답했다. 그런데 인물들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의심하는지 따라가니 이야기가 훨씬 또렷해졌다. 햄릿 줄거리는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찾아 복수한다’는 한 줄로 시작할 수 있지만, 그 사이에 쌓이는 의심과 실수가 이 작품을 움직인다.
유령의 말에서 시작된 의심
덴마크 왕자 햄릿은 아버지인 선왕이 갑자기 죽은 뒤 깊은 슬픔에 빠진다. 그런데 장례를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 거트루드가 선왕의 동생 클로디어스와 결혼한다. 클로디어스는 왕위까지 차지한다. 햄릿에게는 아버지를 잃은 일도 힘든데, 궁전 사람들이 너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간 듯해 마음이 더 불편하다.
그때 선왕의 모습을 한 유령이 나타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잠든 사이 클로디어스가 귀에 독을 부어 살해했고, 햄릿이 그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령의 말만 믿고 새 왕을 죽일 수는 없다. 햄릿은 진실을 확인할 시간을 벌기 위해 미친 사람처럼 행동한다. 이때부터 주변 사람들은 햄릿의 이상한 행동에 저마다 다른 이유를 붙이기 시작한다.
재상 폴로니어스는 햄릿이 자신의 딸 오필리어와의 사랑 때문에 변했다고 생각한다. 오필리어는 햄릿을 좋아하지만 아버지와 오빠 레어티즈의 경고도 듣고 있다. 햄릿이 차갑게 밀어내자 그가 연기하는 것인지, 정말 마음이 달라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 관객 역시 햄릿의 말과 행동을 계속 의심하며 보게 된다.
연극으로 왕의 반응을 떠보다
햄릿은 궁전에 온 배우들에게 선왕이 살해된 방식과 닮은 장면을 공연하게 한다. 클로디어스가 죄를 지었다면 그 장면을 보고 반응할 거라고 기대한 것이다. 실제로 왕은 공연 도중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자리를 뜬다. 햄릿은 유령의 말이 사실이라고 확신한다.
그래도 복수는 곧장 이루어지지 않는다. 햄릿은 기도하는 클로디어스를 죽일 기회를 얻지만 칼을 거둔다. 지금 죽이면 왕의 영혼이 구원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판단이 옳았는지와 별개로, 햄릿이 행동할 순간마다 생각을 거듭한다는 점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다.
흔히 떠올리는 ‘사느냐 죽느냐’라는 독백도 이 무렵 나온다. 단순히 복수를 할지 말지 묻는 말로만 읽기보다는,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는 일과 죽음 뒤의 알 수 없는 일을 두고 흔들리는 마음으로 보면 자연스럽다. 햄릿의 고민이 길어지는 동안 궁전 안의 긴장도 커진다.
한 번의 실수가 비극을 키우다
햄릿은 어머니 거트루드와 대화하다가 휘장 뒤에 누군가 숨어 있는 것을 알아챈다. 클로디어스라고 생각하고 칼을 찌르지만, 쓰러진 사람은 폴로니어스다. 진실을 밝히려던 햄릿이 엉뚱한 사람을 죽인 셈이다. 이 사건은 다른 인물들의 운명까지 바꿔 놓는다.
클로디어스는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면서 현지에서 그를 처형하라는 밀서를 함께 보낸다. 햄릿은 그 계획을 알아채고 편지를 바꾼 뒤 덴마크로 돌아온다. 그 사이 아버지를 잃은 오필리어는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이 무너지고, 물에 빠져 죽는다. 작품은 그녀가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 분명하게 보여주지 않아, 사고였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도 여운으로 남는다.
외국에 있던 레어티즈는 아버지 폴로니어스와 동생 오필리어의 죽음을 듣고 돌아온다. 그 역시 복수를 원한다. 앞서 햄릿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라는 말을 들었던 것처럼, 이제 레어티즈가 햄릿에게 칼을 겨눈다. 같은 복수라도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클로디어스는 그 분노를 이용한다.
결투에서 드러나는 왕의 함정
클로디어스는 레어티즈와 햄릿의 검술 시합을 마련한다. 레어티즈의 칼끝에는 독을 바르고, 그것으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햄릿이 마실 술에도 독을 넣는다. 하지만 계획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거트루드가 독이 든 술을 마시고, 결투 중에는 햄릿과 레어티즈가 서로 독 묻은 칼에 상처를 입는다.
죽어 가는 레어티즈는 함정을 털어놓는다. 햄릿은 그제야 클로디어스를 찔러 죽이고 독이 든 술도 마시게 한다. 곧 햄릿과 레어티즈도 죽는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친구 호레이쇼는 햄릿에게 있었던 일을 전할 사람으로 남고, 덴마크에는 포틴브라스가 도착한다.
햄릿 줄거리를 따라갈 때는 ‘왜 복수가 늦어졌을까’와 함께 ‘그동안 누가 다쳤을까’를 보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햄릿은 진실을 찾으려 했지만 폴로니어스를 잘못 죽였고, 클로디어스는 자기 죄를 감추려다 더 많은 죽음을 불렀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한 왕자의 복수극이면서, 의심과 두려움 속에서 내린 선택들이 주변 사람에게 어떻게 번지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