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신호를 알아채고 대처하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식사 중 갑자기 말이 어눌해진 가족을 보고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다가, 한쪽 손에 든 숟가락까지 자꾸 떨어뜨리는 걸 보고 119에 연락했다고 해요. 뇌졸중은 이렇게 평범한 순간에 갑자기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을 알아두면 그 순간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갑자기 달라진 얼굴과 말을 먼저 보세요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은 치료 방법이 다르지만, 집에서 증상만 보고 구별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증상이 ‘갑자기’ 시작됐는지입니다.
이를테면 웃을 때 입꼬리 한쪽이 처지거나, 두 팔을 앞으로 들었을 때 한쪽 팔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평소처럼 말하려는데 발음이 어눌해지고, 상대방의 간단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가족은 평소 말투와 표정을 아니까 작은 변화도 먼저 알아차릴 수 있죠.
- 한쪽 얼굴이나 팔,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진다.
-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
-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시야 일부가 사라진다.
- 갑자기 중심을 잡기 어렵고 심하게 어지럽다.
- 이전에 겪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긴다.
질병관리청은 이 가운데 하나라도 갑자기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하라고 안내합니다. 꼭 얼굴이 처져야만 뇌졸중인 것은 아닙니다. 시야가 갑자기 달라지거나 균형을 잃는 증상도 지나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의심되는 순간에는 119부터 누르세요
증상이 보이면 먼저 119에 연락하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차분하게 전하세요. 환자가 평소와 같았던 시각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오전 8시에 정상적으로 대화했고 8시 20분에 말이 어눌해진 걸 발견했다면, 두 시각을 모두 알리면 됩니다. 잠에서 깬 뒤 증상을 발견했다면 잠들기 전 멀쩡했던 시각을 전하세요.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환자가 직접 운전해 병원으로 가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119 구급대의 안내에 따라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하는 편이 좋습니다. 손가락을 따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치료를 늦출 수 있습니다.
물이나 음식, 약을 임의로 먹이지 마세요. 삼키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고,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 확인하기 전에는 평소 떠올리던 약이 적절한지도 알 수 없습니다. 구토를 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환자의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피면서 구급대의 지시를 따르세요.
증상이 사라져도 응급 진료가 필요해요
몇 분 만에 다시 말을 잘하고 팔에도 힘이 돌아오면 안도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뇌 혈류가 막혔다가 회복되는 일과성 허혈발작일 수도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이런 경우에도 뇌졸중이 다시 발생할 위험이 있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증상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다음 날 외래 진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 가능 여부가 증상이 시작된 시각과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일부 뇌경색 환자에게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 정맥 혈전용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누구나 같은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병원에서는 영상검사 등으로 뇌혈관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방법을 결정합니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계산하며 출발을 미룰 수 없는 이유입니다.
평소에는 혈압과 생활습관을 챙기세요
응급 상황에 대비하는 것과 함께 평소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심방세동 같은 심장질환은 뇌졸중 위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혈압은 별다른 불편함이 없어도 높을 수 있으니 건강검진 결과를 그냥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질병관리청의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수칙에는 금연, 싱겁고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의 꾸준한 관리가 담겨 있습니다. 운동은 매일 30분 이상을 권합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계획하기보다 걷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고, 처방받은 약은 의료진과 상의 없이 끊지 않는 식으로 이어가는 게 현실적입니다.
솔직히 응급 상황에서는 누구나 머리가 하얘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 말·시야 변화, 심한 어지럼이나 두통이 생기면 119’라는 기준을 가족과 함께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 평범한 하루에 찾아오는 변화를 알아채는 일이 빠른 치료의 시작이니까요.
